제주도 여행, 한경면 가 볼만한 곳-책방 소리소문 (小里小文)
아이와 함께 가 볼만한 책방 소리소문
매년 여름이면 찾는 제주도, 작년에는 아내와 아이들만 2주동안 제주살이(?)를 하고 나는 주말과 휴가를 이용해 5일만 함께 했다. 작년에 제수도에서의 좋은 기억 때문인지 아이들이 제주도에 또 가고싶다고 해서 이번 여름에도 제주도를 찾았다. 이번 제주도는 출발 당일 아침에 급 결정한 거라 비행기랑 숙소만 예약해두고 아무 계획없이 출발!
여름 제주도에 가면 무조건 바다에 1번 이상은 가고, 오름이나 숲에 가는게 일반적이었는데 이번에는 계획을 세우지 않기도 했고 첫날 바다에서 바람과 햇빛, 더운 날씨에 너무 고생을 해서 실내에서 할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했다. 카페나 맛집은 식사 때에 충분히 방문할 수 있으니 뭔가 체험적인 것이 없을까 하며 찾다가 우연히 발견하게 된 곳이 바로 오늘 포스팅할 '책방 소리소문' 이었다.
[책방 소리소문 小里小文]
책방 소리소문은 제주 한경면에 위치한 개인 독립서점이다. 한자를 보면 알겠지만 작은마을 작은 글들 이라고 하는데 아마 작은 마을에 위치한 많지 않은 책들을 모아놓은 작은 책방이라는 뜻이 아닐까 짐작해본다. 대형서점이 주는 느낌과는 다르게 평화롭고 조용한 느낌이 매력적이고, 시골감성(?) 제주감성(?)이 느껴지는 인테리어가 참 마음에 들었다.
특히 나무가 바로 보이는 외측으로 낸 창에 책과 소품들로 꾸며놓은 것을 보면 주인장 분의 감각이 참 좋다는 생각이 든다. 이 외에도 책방 내외부에 주인장의 손길이 곳곳에 묻어 있는 것 같다. 제주여행에서 차분함과 갬성적인 느낌을 받고 싶다면 책방 소리소문에 방문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책방 소리소문에는 넓지는 않지만 곳곳에 앉아서 책을 볼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물론 앉아서 책을 보려면 구매를 한 이후에 보는 것이 매너일 것이고 책방 안내사항에도 적혀있다. 아이들은 이런 저런 책들을 살펴보다가 사고 싶은 책 한권 씩 골라서 마련되어 있는 자리에 앉아 한참을 책을 읽었다. 아이들도 책방에 오니 책 읽을 맛이 나는건지 제법 오랫동안 앉아서 책을 읽었다.
소리소문의 또 다른 특징은 책 필사를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나처럼 글씨를 못쓰는 사람에게는 별로 매력적인 부분이 아니지만 글쓰기를 좋아하고 글씨를 잘 쓰는 사람들에게는 특별한 경험이 될 것 같았다. 필사를 하는 책은 주인장 분이 선정을 해놓은 것 같았고, 사람들이 앞사람이 써 놓은 부분을 이어서 쓰는 형식으로 되어있다. 아내는 글씨를 아주 잘 쓰고(부럽) 글 쓰는 걸 좋아하기 때문에 당연히 필사를 했다.
마지막으로 소리소문의 특징은 간단한 서평이 적힌 포장지로 가려진 블라인드 된 책들과 새롭게 표지를 리커버링한 책들이 아닐까 싶다. 주인장이 직접 작성한 키워드만으로 뽑기하듯이 책을 고르는 재미도 있고, 가지고 있을 법한 책들이지만 소리소문만의 감성으로 표지를 새롭게 씌운 책들은 이 곳에서만 가질 수 있는 특별함인 것 같다.
책방이 작기 때문에 몇 시간씩 시간을 보내기는 어렵겠지만 1시간~ 2시간 정도 짧게 머무르며 여행의 분주함을 잠시 내려놓기에는 참 좋은 선택이 아닐까 싶다. 인스타를 보니 가끔 책방 앞 마당에서 플리마켓을 여는 것 같던데 시기가 맞다면 한번 방문해보고 싶다.